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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읽고쓰고 100일 프로젝트

102년만에 돌아가다 (걷고 읽고 쓰고 137일차)

by 그레이 맥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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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위대한 남자가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동네 70평생을 함께 산 부부가 있었습니다. 

내게는 만수형네 할아버지 입니다. 

가난한 농부에 아들로 태어나 결혼하였고 

결혼하고 몇년안되어 세계2차대전이 터지고 일본 의용군으로 끌려갔지만 어떻게 살아돌아왔는데..

또 625가 터져서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신혼에 낭만은 없고 전쟁만 두번격고 나서 큰아들을 낳았습니다. 

큰아들이 장성하여 결혼을 하였고 그때 들어온 분이 내게는 지집사님입니다. 

예배가 끝나고 아랫목에 앉아 옛날 이야기를 나누며 들었던 내용입니다. 

20살 서울에 태어나 살다 중매로 강원도 산골마을 최씨네 중매로 와보니

소한마리가 떡하니 있더랍니다. 

그때 소한마리는 집한채라고 생각해서 얼른 결혼하고 봤더니

소를 누가 가져 가더랍니다. 

알고봤더니 소를 키워주고 송아지 한마리를 받는 일을 해준 거였습니다. 

40년전에 결혼 했을때만해도 최씨집안은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고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세자녀에게 땅이며 집이며 밭이며 물려줄게 많습니다. 

http://www.wonju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3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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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며 아끼고 배풀고 또 배풀며 살아왔던 삶이.

지금은 남부러울 것 없는 풍성한 삶이 되었습니다. 

어릴때 부터 같은 동네 살며 먹고 자고 같이했던 사촌보다도 친한 이웃입니다. 

이번 장례식을통해서 "돌아가다"라는 의미를 명확히 알았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가는 이의 배웅에는 

한없이 산 삶이 있기에 

여운이 없습니다. 

아쉬움이 없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36명의 자손들이 건장하게 이땅에 존재하니 두려울게 없습니다. 

형제들이 우애가 좋으니 싸울일이 없습니다. 

돌아가셨다 라는 말을 정말 이럴때 쓰는 것 같습니다. 

근래에 3명이 죽었습니다. 

제일 어린 사람이 제 친한 친구의 동네 친구였습니다. 

아이낳고 결혼식도 못하다가 둘째 낳기전에 결혼식하고 둘째 아이 태어나고 딱 1달 반만에 사망했습니다. 

'사망' -죽어서 망하다.

여한없이 산 위대한 삶은 돌아가셨다는 말이 참 아름답게 여겨짐니다. 

아쉽게 살다간 친구는 남겨진 이들이 안타깝습니다. 

재대로 살려면 여한없이 살아보고 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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